September 30, 2009

퓨전 근대 주먹뱝

근대가 아직도 한창이랍니다. 그래서 저의 근대 요리는 요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럴땐 야채를 기르는 것 보다 요리해 먹는 것이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은 일본식 오니기리를 근대잎으로 만들어 먹기로 했습니다. 근대잎은 소금넣고 끓인물에 살짝 데쳐 놓고,

일본식 매실장아찌 (우메보시) 5개는 씨를 빼놓고 잘게 다져 놓습니다.

밥은 식초, 소금, 설탕 (1:1:1 비율)을 넣고 잘 비벼 놓습니다.

일회용 비닐 장갑끼고 밥을 한 주걱 정도 왼손에 뜬 뒤 매실 다져 놓은 것을 안에 넣고 이렇게 주먹밥을 만들어 놓습니다.

데쳐놓은 근대 잎을 잘 편 뒤 이렇게 주먹밥을 한 개씩 말아줍니다.

남은 근대 잎 데쳐놓은 것은 홍합넣고 끓인 된장국에 넣었습니다.

이렇게 만든 근대잎 쌈밥도 한끼로 먹기에는 좋은 것 같습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보기는 너무 좋았는데, 주먹밥이 좀 싱그웠어요. 거기다가 근대잎을 데치기만 했지 아무 간을 안해서 더더욱 싱거운 감이 있었구요. 다음엔 간장 소스에 찍어 먹기나 볶음밥을 약간 더 짭짤하게 해서 주먹밥을 만들어 먹을거랍니다.ㅎㅎㅎ

September 29, 2009

처음 만들어 본 무화과잼

지난 주 내내 비가 오더니, 무화과들이 단맛을 다 잃어버려서 맹탕이네요. 하는 수 없이 그냥 먹는 것을 포기하고 잼을 만들어 보기로 했답니다. 어짜피 잼엔 설탕이 들어가니 달지 않는 무화과라도 괜찮을성 싶어서요.

무화과를 한 3 파운드 정도 따왔어요. 칼로 대강 껍질을 벗겨 내고 2-4조각으로 자른 뒤 설탕 1컵과 레몬 (또는 라임) 1개 짜서 즙을 넣어서 1시간 재놓았어요.

중불에서 팔팔 끓이면서 potato masher로 으깨주면서 양이 반 이하로 줄어 들때 까지 졸여주었어요.
또 펙틴사오는 것을 잊어버려서, 할 수 없이 감자전분을 2 큰술 (Table Spoon) 을 물 1큰술에 잘 풀어서 넣어서 팔팔 끓인 뒤 바로 조그만 유리병들에 넣어준 뒤 바로 뚜껑을 닫았어요. 대강 식으면 냉장고에 넣어서 보관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무화과잼을 먹어본 적이 없답니다. 그래서 제 무화과잼이 다른 무화과 잼보다 더 맛이 있는지 솔직히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남편과 아들의 반응을 보고 이 무화과잼이 성공적인지 가름해 보려고 합니다.

September 28, 2009

빨간 고추들

아침저녘으로 쌀쌀해져 가면서, 고추들이 아주 빨갛게 익어가고 있어요. 이것은 한국 풋고추 종류랍니다.

으으…촛점이 잘 못 되었네요. 아래사진은 할로피뇨 고추 익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촛점이 안 맞았네요.

왜 자꾸 촛점이 흐렸냐구요? 저녘무렵인데다가 비가 보슬 보슬 오고 모기들까지 왕왕거리고 있어서 마음이 급해서 다시 찍지 못해서 그렇답니다 ㅎㅎ.

오늘 나가서 따온 빨간 고추들입니다. 반짝 반짝 빨간 고추들이 너무나 예쁘지 않나요?

매해마다 고추씨들을 사다가 심었는데 내년 부턴 최소한 이 세 종류만이라도 제가 직접 씨를 얻어서 쓸려고 합니다. 올해 심은 고추 종류들이 모두 6 종류 (꽈리고추, 한국 풋고추, 할로피뇨, sweet cherry, sweet pickle, sweet banana)랍니다. 한 종류당 3-4 그루씩 밖엔 안되지만 여름내내 엄청나게 많이 따서 먹었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여러 고추 종류를 심냐구요? 호기심이 생겨서 한 종류씩 늘리다 보니 이렇게 많아 졌답니다. 아직도 길러보고 싶은 종류가 많아서 이 것들을 점수를 매겨서 한 종류는 뺄 거랍니다. 고추들이 좀 떨리겠죠? ㅎㅎㅎ

이름과 달리 너무나 화사한 돼지감자 꽃들


무슨 꽃이냐구요? 요즘 제 가든을 위에서 굽어보고 있는 돼지감자 (Jerusalem Artichoke, Sunchoke) 꽃이랍니다.

키가 8-10 feet 정도로 커서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주기도 힘들답니다. 올려다 보고 있으면 어지러울 정도이니까요. 원래는 가지를 좀 쳐서 키가 이렇게 크는 것을 막아 주어야하는데, 올해는 어째 그것을 못했더니 이렇게 키가 덜렁 커버렸답니다.

잘 보면 노란 코스모스나 데이지 꽃들 같이 생겼어요. 이 꽃들은 예쁘긴 하지만 씨들을 맺지 않는답니다. 그래서 열심히 꺾어다가 식탁을 장식한답니다. 그러면 양분이 뿌리로 가서 나중에 더 굵은 돼지감자를 캘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이 돼지감자가 궁금하시면 봄 폴더를 열어보십시요. 이 식물이 아주 재미가 있답니다. 겨울되어서 뿌리를 캐어보면 조그맣고 못생긴 감자들이 주렁주렁 달려있어요. 이것들이 바로 돼지감자들이죠.

이 돼지감자들을 캐서 겨울부터 봄까지 먹을 수 있어요. 돼지감자...재미있지 않나요?

September 24, 2009

김장무우 근황

8월 17일 찍은 김장무우 사진입니다. 본잎이 4-5개 나왔을 땝니다.

이젠 아주 많이 커서, 벌써 아랫쪽으로 커가고 있는 무우들이 베시시 수줍은듯이 살짝 보이고 있습니다. 나와 있는 부분을 보면 제 주먹보다 더 커요.

약간 베게 심은 듯하지만….심을 때 자꾸 씨가 발아를 안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으로 생각보다 많이 심는데, 몽땅 다 발아를 하면 마음이 약해 가감히 솎아주지 못하고 이렇게 머뭇거리다가 늘 나중에 후회를 하게 된답니다. 이런 제가 야채를 이렇게 기른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요.

첫서리가 내리기 몇일 전에 수확을 할 것입니다. 이 무우들로 동치미랑 깍두기를 조금씩 담구고 배추 3폭 김장할 때 잘라서 박기도 할 것입니다. 어릴 때 친정엄마가 김장하시던 것에 비교하면, 제 김장은 완전히 애들 소꼽장난 수준이랍니다. 그래도, 김장 조금 한다고 대충하면 절대로 안되겠지요? 그래서 구색은 다 갖출거랍니다. 동치미 담구어서 군고구마랑 같이 먹으면 시원하니 좋겠죠? 가끔 이열치열로 여름에 뜨거운 음식을 먹듯이 이한치한이라고 한 겨울에 이빨시러운 동치미를 먹는 것도 참 이해가 안가는 한국 음식 문화의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비록 고국을 떠나서 타국에 살지만 할 것들은 다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

참고: 제가 심은 무우씨는 Kitazawa seed co. 에서 3년 전에 샀는데 아직까지 쓰고 있답니다. 이 회사의 웹페이지에서 Korean Radish 섹션을 보고 들어가 보았더니 'Tae Baek' 이라는 품종의 제법 많이 알려진 김장용 무우랑 'white rat'이라는 품종의 알타리무우씨가 있더라구요. 3년 지나니 알타리 무우씨는 발아율이 좀 떨어지는데 태백무우씨는 아직도 발아율이 좋은 것 같아요. 열무는 영어이름이 leafy radish 인데 이 종류도 radish 섹션에 있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심은 세 종류의 한국 무우씨 종류들을 여기 미국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으세요? 전 그랬거든요.

멀리서 날라온 화초씨와 뿌리들

퇴근해서 왔더니 저 멀리 와싱턴 스테이트에서 J. Kim님이 보내주신 화초 씨들하고 뿌리들이 날라와 있었답니다. 길고 힘든 하루였는데…요즘 절 울릴려고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계속 비가 와서 몇 일 있다가 심어줄려고 뿌리들은 냉장고 야채칸에 당분간 넣어 두기로 했습니다.

화초씨들은 조그만 노란 마닐라 봉투에 들어있었는데, 포장 솜씨가 완전 프로페셔날! 고맙습니다. 잘 가꾸어 볼께요. 이러다간 내년에 야채 이야기 보다 화초 이야기가 더 많아 질 것 같은 예감이…

September 23, 2009

My Little Avocado Tree

missyusa에서 아보카도 씨를 싹틔어서 기르는 사람들이 올린 사진들을 보고 과카몰리 만들면서 나온 아보카도 씨 (씨보단 넛 같은데) 를 조그만 술잔에 올려놓았습니다. 심심할 때 마다 물갈아 주면서 내가 괜한 짓 하지 하면서도 혹시나 싶어서 기다렸습니다. 몇 주를.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뿌리가 나오더라구요.

벌어진 곳의 안을 살짝 들여다 보았더니 아직 초록색으로 바뀌지 않은 싹이 너무나도 얌전이 숨어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까꿍!

드디어 싹이 커서 씨 밖으로 훌쩍 나왔어요.

그러던 것이 두 달이 지난 지금은 이렇게 컸습니다.

여기는 아보카도를 실외에서 기를 수 있는 곳이 아닌지라 실내에서 길러야 하는데, 계속 기르는 것이 얼마나 실용적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잘 자라 준 것이 대견해서, 설겆이 할 때 마다 들여다 보다가 이젠 정이 들어버렸습니다. 정….무섭지요. 그래서 한 번 계속 길러보기로 했습니다. 어쩔 땐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 결정하는 일이 더 많지 않나 싶습니다.

September 22, 2009

Simple Vietnamese Chicken Rice Noodle Soup

요즘같이 날씨가 오락가락한 날은 왠지 새콤 매콤한 것이 자꾸 땅깁니다. 그래서 베트남스타일의 Chicken Rice Noodle Soup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몇 년 전에 베트남분이 이 요리를 해주었는데, 어찌나 맛이 좋아서 눈여겨서 보았다가 그 맛을 흉내내서 해먹기 시작한 요리랍니다. 아직도 제가 그 분 집에 놀러가면 만사 다 제껴놓고 이 요리를 해주시는데, 한 번도 처음부터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답니다. 오자 마자 주신다고 늘 미리 요리를 다 해놓으시는 바람에. 하지만 제 것도 그 분 것에 비교하면 많이 비슷한 것 같아요. 덥고 입맛 없을 때, 혹은 가든에 실란트로 (고수) 와 파를 기르신다면 좋은 요리일 것 같아요. 없으시다구요? 그냥 그로서리에서 사서 만들어 드실 수도 있습니다 ㅎㅎ.

Simple Vetnamese Chicken Rice Noodle Soup

[재료] 2인분
Chicken Thigh (닭 넓적다리) 2-3 개—껍질과 기름만 제거한 것.
파 2 대
라임 3개
Cilantro Sprigs
Mung Bean Sprout (Bean Sprout, 숙주나물) : 크게 3줌
마늘 3 쪽—다진 것
Rice noodle sticks ½ pack

[Soup Sauce]
물 ½ 컵, 베트남 피시소스 3 큰술, Hot 칠리소스 2 큰술, 소금 약간, 라임즙 조금.

[요리법]
1. 물이 팔팔 끓으면 Rice noodle 스틱을 넣고 잘 저어준 다음 불을 끄고 15분-20 정도 놔둔다.
다 불려졌으면 찬물에 헹구어 건져 둔다.

2. 물 5 컵 정도 넣고 닭 넓적 다리랑 마늘 3쪽 다진 것 넣고 끓인다.

3. 닭고기를 꺼내서 잘게 찢어서 다시 국물에 넣고 끓인다.
4. 끓기 시작하면 숙주나물이랑 파 썰어놓은 것을 넣고 한 번 살짝 끓인다.
5. Rice noodle을 넓은 그릇에 담고 닭국물이랑 건더기를 부어준다.

6. 실란트로랑 라임슬라이스를 올려준다. 저 처럼 급하다고 이렇게 라임 반쪽을 그냥 고대로 올려주시면 절대로 안됩니다. ㅎㅎㅎ

7. 먹을 때 라임을 적당히 짜서 넣어주고 소스를 넣어서 간을 맞춘 뒤 먹으면 됩니다.

매운 것 좋아하시면 칠리소스 더 넣어서 드시고요. 식탁에 실란트로, 파, 라임, 핫 칠리소스 올려 놓고 식성에 따라 더 넣어 드셔도 좋을 듯. 사람들 입맛이 워낙 가지 각색이어서요.

라임이 주는 신 맛과 레몬이 주는 신맛이 좀 달라요. 레몬 보단 라임의 신맛이 훨씬 입맛을 돋구어 주는 것 같아요. 처음 먹을 땐 넣어준 실란트로를 몽땅 다 빼고 먹었는데, 요즘은 몽땅 넣고 먹는답니다. 근데 솔직히 말하면 전 한 번도 이 요리를 식당이나 어디가서 먹어본 적이 없답니다. 그래서 얼마나 오리지날에 가까운 지 알 수가 없습니다만 베트남 사람 손에서 배운 것이니 약간이라도 비스꼬롬 하지 않을까요?

September 21, 2009

Sweet Pickle Pepper

올해 처음으로 길러보는데, 진짜 많이 달립니다. 다 따버렸는데도 이주 지나면 또 이렇게 달고 있답니다

처음엔 연초록에서 노랗게 변하다가, 시간이 가면 약간 보라색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곤 이렇게 오렌지 색깔로, 그 다음엔 빨간색으로 바뀌어 갑니다. 이 고추들 덕택에 가든이 다 환할 정도랍니다. 알록달록한 이 고추들이 꽃들만큼이나 예쁜 것 같습니다.

처음 이 고추들을 심을 땐 피클을 담으리라 생각했는데, 할로피뇨 피클 담고 그냥 슬렁슬렁 지나가버린 겁니다. 그래서 요근랜 빨간 고추들을 열심히 따서 창가에서 말리고 있어요. 잘 말렸다가 매운 것 잘 못 받는 아들을 위해서 내년엔 달짝지근한 물김치들을 한 번 만들어 볼려고 합니다.

September 18, 2009

감자전과 생일 cake

지난 주에 남편 생일이 있었어요. 알고보면 우리 남편은 추남... 주중에 있어서 요란하게 차려 주지도 못하고, 미역국, 감자전, 그리고 생일 cake으로 겨우 끝냈답니다. 남편이 감자전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감자 4개 강판에 열심히 갈아서 부쳤답니다. 그런데 감자전만 부칠려니 단조로와서, Sweet pickle 고추들이랑 꽈리고추 몇 개를 둥글게 썰어서 장식용으로 올려주었지요.

그냥 밋밋한 감자전 보다는 훨씬 보기가 좋았답니다. 이걸 먹는 남편 입이 귀에 걸렸지요. 생일 cake은 키위랑 만다린 오렌지로 장식하고 까마중으로 남편의 이니셜을 써주었어요 ㅎㅎ.

옆면도 비슷하게 장식했습니다.

자르면 가운데엔 망고 슬라이스들이 들어있어요. 이 cake은 남편 직장에 가지고 갔답니다. 직장 사람들과 같이 남편생일을 축하해 주려구요. 이거 먹는동안 아무도 말을 않더라구요. 잠 설쳐 가며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기뻐하는 남편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어요.

September 17, 2009

요즘 씨들 모우느라 바빠요.

얼마전 부터 씨들을 모우고 있어요. 제가 씨들을 보내 주겠다고 약조를 한 사람들이 많거든요. 약속은 꼭 지켜야 하겠죠? 이 까만 것들은 yardlong bean들 이랍니다. 까맣고 조그만 콩들이랍니다.

작년 같으면 마르기 전에 밥에 넣어서 콩밥을 해먹곤 했어요. 상당히 고소하거든요. 올해는 열심히 따서 말리고 있답니다.

멸치국물내기 망에 들어 있는 작은 씨들은 바로 까마중 씨들이랍니다.

까마중 씨들은 진짜 쪼끔해요. 저도 처음으로 이렇게 씨를 수확해 본 것이랍니다. 작은 씨들이 귀엽지 않나요?

이렇게 확대해서 보니 깨알들 같네요. 사실은 깨알들 보다도 엄청 더 작은데…

마도 생식혹들이 많이 컸어요. 그냥 어떻게 생겼나 볼려고 잎들을 제꼈는데 우수수 땅으로 떨어지더라구요. 아마도 때가 된 것 같아서 몇 개 주어가지고 들어 왔어요. 사진 찍을려구요. 아주 조그만 감자 같이 생겼지요? 크기를 비교해 보시라고 10센트 짜리 동전을 같이 넣었어요.

참취씨들이 요근래 들어와서 조금씩 여물어 가고 있어요. 혹시나 하고 씨들을 잡여당겨보았더니 아직 초록색이네요. 거기다가 꽃들이 많이 피어서 씨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잘 여문 씨들이 생각밖으로 드물어서 보내 줄 사람들이 많은데 모두 넉넉히 보내 줄 수 있을 지 걱정됩니다. 씨들이 여물려면 한창 더 남은 것 같아서 아직은 두고 볼 일입니다.

올해는 부추씨를 안 모을려고 했다가 Varonica님을 위해서 모우기로 맘을 바꾸었답니다. 지난 번 보내준 부추씨들이 발아가 너무 저조하다고 하셔서 올해 새로 받은 씨들을 다시 보내 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어짜피 이 씨들은 내년 늦봄에나 심을 수 있을테니 느긋하게 모았다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보내 드릴까 생각중입니다. 받으시는 분들 신나라고요. 어째 벌써부터 저도 벌써부터 기분이 들뜨네요. 꼭 기다려 주십시요 ^.^

September 16, 2009

선물로 받은 생밤과 군밤

제가 너무나 존경하는 전 선생님 부부는 30년 된 밤나무 (chestnut)를 한 그루 가지고 계십니다. 지금 사시는 집으로 이사 오자 마자 사다 심으신 것이 지금은 30 feet 보다 더 크게 자랐답니다. 그래서 저도 지금 집으로 이사오면서 밤나무 한그루를 사다 심고 싶었지만 제 가든이 그리 넓지 않은 고로 눈 딱 감고 포기했지요. 제가 밤나무를 심지 않으신 것을 아시는 지라 매해 요맘때면 생밤과 군밤을 주신답니다.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오늘도 군밥과 생밤을 많이 가져다 주셨는데, 지플럭백에 가득 든 군밤은 아직도 따끈 따끈 했어요. 하나 꺼내서 까먹는데 눈물이 핑 돌았어요.

집에 오자 마자 저녘식사 끝내고, 생밤들을 좀 굽기로 했어요. 굽지 않은 애들은 그냥 지플럭 백에 넣어서 냉동실에 넣습니다. 구울 밤들은 한 쪽을 칼로 죽 벗겨서 후라이팬에 넣고 뚜껑 덮고 낮은 온도에서 30-40분 정도 구었답니다. 한 쪽을 칼로 벗겨주지 않으면 굽다가 팍하고 터지거나 폭발해요.

꼭 군밤처럼 잘 구어져요. 이렇게 굽는 것도 사실은 이분들에게서 배웠답니다.

제가 가드닝을 시작할 때도 아주 많이 도와주셨답니다. 우리 집에 있는 부추, 쑥, 도라지, 무화과, 무궁화 들도 이 분들 집에서 온 것이랍니다. 나중에 씨로도 번식을 시켰지만 가져온 것들도 꽤 된답니다. 늘 받기만 한 것 같아서 저도 좀 갚아 드리고 싶은데, 주는 것을 너무 좋아하시는 반면, 뭘 잘 받으실려고 하시지를 않으셔서, 늘 빚진 기분으로 감사할 뿐이랍니다.

이렇게 구운 밤들은 껍질이 아주 잘 벗겨져요.

냉동실에 넣어둔 생밤들은 한 겨울에 구어 먹을 것 이랍니다. 이 사진들을 보시니 따뜻 따뜻한 겨울밤의 군밤이 갑자기 너무나 그립죠?

7-9월의 가든을 장식하는 우리 집 화초들

[무궁화] 7월부터 가을까지 계속 쉬지 않고 피고 있답니다.

[Black Eyed Susan]

이 꽃들은 지난 6월 말 경부터 시작해서 지금도 꽃이 계속 피고 있습니다. 1년 생 화초인데도 씨들이 계속 떨어져서 거의 4년, 한 해도 실패없이 자라나오고 있습니다. 자라는 것이 얌전하고 노란 꽃들이 가든과 제 식탁을 너무나 환하게 장식해주고 있습니다.
[Blue Mist Shrub]

Blue Mist Shrub (Caryopteris) 는 ‘First Choice’ 라는 품종으로 Wayside Gardens에서 산 작은 나무입니다. 윗 사진에선 아주 푸른 색으로 보이는데 실제론 푸른색이 도는 자색 또는 보라색끼가 있는 푸른색, 뭐 이런 색이랍니다. 감이 오십니까? ㅎㅎ

늦여름에 푸른 색 꽃을 피우는 화초를 심고 싶어서 캐탈로그를 보다가 맘에 들어서 오더했답니다. 2년 전에 심었는데, 올해엔 꽃을 아주 많이 피었어요.잎들이 마주 나오는데 그 마주 나오는 잎들 사이를 삐집고 작은 꽃들이 피어나요. 꺾꽂이 꽃으로도 좋을 것 같서 였지요. 그런데 요근래 안 사실로 자색이나 하얀색 꽃을 피우는 이 식물종류들이 한국에서는 자생을 한답니다. 어쩌면 한국이 자생지일 지도 모르겠어요. 한국에서는 ‘층꽃풀’ 로 불린답니다. 꽃과 잎들이 층층으로 나서 이런 이름이 붙은 것 같습니다. 어쩐지 카탈로그를 보는데, 제 눈을 강하게 사로잡더라구요. 그러고 보니 이 식물이 제 가든을 더욱더 한국 정원으로 만들어 주고 있는 듯 하여 몇 배로 더 사랑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