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31, 2009

Okra Fish Gumbo

요즘 토마토가 엄청 나오고 있어요. 그동안 열심히 따서 그냥 먹기 바빴는데, 이젠 슬슬 지겨워져서 부엌 한구석에 토마토들이 쌓여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드디어 토마토로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시작했어요. 오늘 소개할 요리는 토마토를 한꺼번에 없앨수 있는 루이지에나 스타일 ‘Okra fish gumbo’. 우리집에서 나온 오크라가 딱 2개 뿐이어서 하는 수 없이 오크라를 사왔답니다 ㅜ.ㅠ 요근래 간만에 사본 야채랍니다 ㅎㅎ.

1.오크라 1 파운드를 대강 둥글게 썰어서 식용유 2 큰술 넣고 볶는다.

나무 주걱으로 저어주면 끈끈한 것들이 거미줄처럼 잔뜩 나오는데, 바로 이것들이 검보를 걸쭉하게 만들어 주는 성분이랍니다.

2. 끈끈한 것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때 까지 볶았으면, 양파 큰 것 1개 썬것을 넣어주고,

3. 껍질 벗겨서 대강 썰어놓은 토마토 1 파운드 정도를 넣어준다.

체리토마토를 비롯한 아무 토마토나 좋아요. 끝을 십자로 잘라서 끓는 물에 넣어서 살짝 데쳐서 찬물에 담구었다가 껍질을 벗겨도 되지만 전 그냥 칼로 사과 깍듯이 껍질을 벗겨요.

4. 5분 정도 볶아주다가 물을 4 컵 넣고, 케이준 시즈닝 1 큰술, 파슬리 가루 1 작은술, 타임 이나 오레가노 1 작은술 , Bay 잎사귀 말린 것 3개, 파프리카 1 작은술,후추조금, 소금 조금 넣고 팔팔 끓여준다.

5. 여기에 냉동 Red snapper 한 마리 대강 크게 잘라서 넣어주고.

Red snapper 말고 아무 흰살 생선이면 되요. 그냥 까놓은 새우 한 파운드 넣어도 되고요. 뭐 하면 닭고기 넣어도 되고요. 한국에서 집집마다 김치 맛이 다르고 김치 종류도 다양하듯 루이지에나에 가면 검보가 그렇다고 그러네요.

5. 팔팔 끓으면 미리 해논 밥 2 공기 정도 넣어준다.

6.살짝 끓인 다음에 소금으로 마지막 간을 하고 먹습니다. 너무 오래 끓이면 퍼지고 빡빡해져서 물을 더 붓고 소금간을 다시해야 되요.

원래는 long grain 또는 Instant rice를 써야하지만 귀챦은 것 딱 싫어하는 나인지라 그냥 해논 밥으로 싹 데체했지요 ㅎㅎㅎ.

이게 모두 6인분인데 검보 귀신들인 우리집에선 딱 3인분이죠…

원래 루이지에나 검보가 French, African, American Indian cusine들이 합해져서 만들어진 독특한 요리라고 합니다. 여기에 전 Korean 스타일을 또 가미했지요…. 원래 음식이란 것이 이런것 아닌가 쉽습니다. 한국의 찌개랑 많이 다르지만 여기에 할로피뇨나 매운 고추 한 개 썰어넣으면 얼큰한 검보가 될 수도 있어요. 토마토랑 오크라가 들어가서 좀 낯설지도 모르지만 먹어보면 생각하고 달리 한국인의 입맛에 맞아요. 옛날 텍사스 살 때, 자주 가던 레스토랑중에 Super Salad란 곳이 있었어요. Soup, 샐러드, 감자 요리들을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는 buffet 스타일 레스토랑이었어요. 전 거기서 처음으로 이 검보를 먹어보았는데, 첫맛에 그냥 반해버렸어요. 그 후론 그곳에 가면 이 검보로 배채우곤 했더랬어요. 여기 사는 곳은 그런 레스토랑이 없어서 하는 수 없이 그냥 만들어 먹어요. 전 이 검보를 먹기위해 오크라를 키운답니다. 물론 Fried Okra도 만들어 먹고요…전 오크라 씨를 좋아해요. 알밥 먹을 때 알들이 톡톡 터질 때 처럼 오크라 씨 톡 터트려 먹는 것이 재미있거든요.

아침에 빵이랑 같이 먹어도 좋고, 죽처럼 먹어도 맛있어요. 혹시 토마토가 너무 많아서 고민이라면 토마토 아주 많이 들어가는 검보요리 어떻습니까?

다람쥐와 복숭아

3년 전에 Georgia 백도를 Gurney에서 사서 심었다.

작년에 복숭아가 딱 1 개 달렸었는데, 올해는 두 개나 열렸어요. 그래서 거짓말아니고 올해는 작년보다 2배가 더 달렸지요 ㅎㅎ.


요즘 홍조를 살짝 보이고 있어서 목이 빠져라 익기만을 고대하며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어떤 놈이야?

이빨 자국을 남긴 놈이… 진짜 나쁜 놈…으으ㅇ
두 개의 이빨 자국아 선명한 것을 보아서 틀림없이 새의 짓은 아니고 다람쥐가 아닐까 싶다. 이놈들이 내 배도 다 먹어치우더니 복숭아까지도 건들고 있다. 아무래도 이러다간 다람쥐와의 전쟁을 시작해야 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다람쥐도 쥐과이니까 큰 쥐덧을 사다 복숭아 나무 밑에 놓을까? 아니면 비비총을 사서 연습을 좀 해볼까? 어쩌면 snare가 더 잘 들지도….흐흐흐! 다람쥐 니들도 편한 세상 다 살았다I

July 30, 2009

참외 이야기-2탄

{미스테리 참외비스꼬롬}
참외를 6 그루를 심었는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텃밭에 심은 세 그루중 한 그루가 큰 참외를 몇 개 달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도무지 노랗게 익어가지를 안고 있다.

생긴것은 참외보단 더 약간 동그랗지만 잘 보면 희미하게 길다란 줄무늬도 보인다. 어릴 때는 줄무늬가 훨씬 더 선명해서 참외랑 구별이 안갔었다. 잎모양이나 줄기가 자라는 모양도 참외랑 거의 같은데 왜 도데체 안익는냐구요…으으으….더 나중에 자라나온 옆의 참외도 벌써 노랗게 익어가는데…

3 일 전에 화딱지가 난 남편이 3 개를 그냥 따가지고 왔다. 왜 땄냐구 물었더니 참외들이 노랗게 변하지 않고 그냥 갈라지고 있단다. 진짜로 겉이 짝짝 갈라져 있다.

속을 보니 씨들이 익었고 냄새도 참외냄새가 났다. 그런데 맛은 참외랑 켄탈롭의 딱 중간인 것 같다

참외는 씨가 있는 곳이 하얀데, 이것들은 씨가 난 곳이 노란색에서 오렌지색으로 보인다.

궁금한 것은 도데체 이것들이 어디서 왔느냐는 것이다. 문제는 내가 작년에 심은 참외로부터 씨를 얻은 적이 있고, 몇 년 전에 산 오리지날 봉지에 남은 참외씨가 아직도 있어서 어느 씨를 썼는지 도통 기억이 없다는 것이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종류의 씨들을 발아시켰고, 하나 하나에 대한 세세한 기록을 남기는데 실패를 한 것이다. 이래서 내 참외비스꼬롬이 오리지날 팩키지에서 나온건지 작년에 얻은 내 참외씨중에 서 나온 것이지 완전 미스테리가 되어버렸다. 이래서 텃밭에 작물을 길러도 매해 일기를 쓰듯이 아주 조그만 것들도 기록을 남길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만약에 내가 작년에 얻은 씨중에서 나온 것이라면 벌들이 켙탈롭 숫꽃에서 화분을 묻혀 참외 암꽃을 수분시켜 hybrid를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아시안 종묘 웹사이트에 가서 보았더니 개구리 참외란 것이 있다. 어쩌면 내 미스테리 참외비스꼬롬이 이 개구리 참외는 아닌지…여하튼 이상한 미스테리 참외비스꼬롬 이야기 재미있지 않나요?

풋고추 오뎅 볶음

풋고추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서 풋고추 오뎅 볶음을 만들었어요.

1. 여러종류의 풋고추들 (Sweet Cherry, 꽈리고추, 한국 풋고추) 들을 씻어서 꼭지를 따고 그냥 반으로 쪼갠다. 굳이 씨를 뺄 필요가 없다..
2. 양파 큰 것 1개는 반으로 잘라서 길다랗게 자른다.
3. 네모난 오뎅을 뜨거운 물에 몇 번 헹구어 기름기를 좀 제거한 뒤 길다랗게 썬다.
4. 식용유 2큰술 넣고 위의 재료들을 모두 넣고 양파가 익을 때까지 볶는다.
5. 간장 과 설탕을 넣어서 간을 해도 되지만, 이번에는 Oyster Sauce 1큰술 넣어서 간을 했다.

우리 애가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해서 매운 고추들을 쓰지 않았지만, 여기에 매운고추 한 두개 잘게 썰어 넣거나 고춧가루를 조금 넣어도 맛있는 것 같아요. 더운 여름철 입맛 없을 때 해먹는 풋고추 오뎅볶음 어때요?

July 29, 2009

참외 이야기-1탄

올해는 참외씨 (금싸라기) 를 이른 봄에 실내에서 발아를 시켜서 딱 6그루를 화분에서 길렀다. 4월 말, 더이상 서리 예정일로 부터 3주가 지난 4월 말에 3 그루는 잔디밭의 경사진 곳에 아주 용감하게 심었고 나머지 3 그루는 텃밭에 심었다. 워낙 넓게 퍼지기 때문에 어느정도 뻗어나갈 공간을 줄려고.

잔디 깎기가 힘들다고 야단인 우리집 두 남자들의 불평을 못들은 척하고 난 그냥 룰루랄라! 엄마의 참외랑 호박은 부비트랩이나 뭐라나…. 뭐라고 하든 말든 난 노랗게 익어가는 참외를 보고 있으면 행복하기만하다.

2주 전부터 참외가 익기 시작했고 요즘은 신이 난 남편이 매일 저녘에 나가서 2-3개씩 따다가 부엌에 싸놓고 있다.

참외를 따오는 남편 얼굴을 보면 입이 완전히 귀에 걸려있다. 심고 기르는 건 난데 수확의 기쁨은 남편이 다 느끼고 있으니... 나야 뭐 원래 착하니 그런 남편을 봐도 기분이 좋지만... 그래서 요즘은 매일 저녘식사가 끝나면 의무같이 참외를1-2개씩 까먹고 있다 ㅎㅎ.

작년에 참외랑 같이 수박이랑 켄탈롭을 같이 심어서 기른 적이 있다. 일단 수박과 켄탈롭은 물과 양분을 엄청 많이 필요로해서 우리 손에선 그리 크지가 않았다. 거기다가 익는 기간도 얼마나 오래 걸리던지, 언제 익는지를 알 수가 알 수가 없어서 어쩔 땐 너무 일찍 따서 망하고 다른 때는 너무 늦게 따서 망하고. 수박과 켄탈롭은 2008년 대실패 작물이 되어버렸다. 그에 비해서 참외는 질적으로 양적으로 사먹는 것들 보다 뒤지지도 않았고 익는 기간도 짧은데다가 노랗게 익어서 신경을 쓸 필요도 없었다. 우리처럼 단순한 사람들에게 참외는 그야말로 100% 실패할 수 없는 완전 작물이었다. 이제는 참외를 뺀 내 텃밭을 상상도 할 수가 없다.

철모르는 국화

국화 (chrysanthemum, 줄여서 mum)도 한국 전통가든의 가을을 장식하는 몇 안되는 다년생 화초 중의 하나인 것 같다. 몇 년 전에 여러해살이 국화 두 종류를 사다가 심었었다. 초가을에 꽃이 피면 허수아비 옆에 꽂아 두어서 장식도 할겸. 이 동네는 유난히 가을정원 장식에 열들을 올려서...

이제 한 여름으로 들어가는데, 국화들이 뭐가 그리 성급한지 벌써 꽃을 피우고 있다. 나중에 한꺼번에 피워주면 좋으련만…. 웬지 화초들도 주인 닮아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왜 니네들은 가을에 꽃을 피우지 않고 지금 피니? 라고 물어보고 싶네요.
I wonder if I can use this type of mum’s flowers for making tea...

July 28, 2009

오이를 없애기 위해 만드는 할머니 스타일 오이요리.

냉장고에 쌓여있는 오이들이 너무 많아서… 오늘은 맘먹고 없애치울려고 해요. 무슨 요리를 할거냐구요? 할머니가 잘 드시던 추억의 오이요리를 할려고 해요. 일단 오이를 둥글게 썰어서 소금을 조금 뿌려 둔다. 너무 많이 뿌리면 안되요. 너무 짜져서…

전 막쓰는 소금으론 Morton에서 나오는 kosher salt를 써요. 소금맛이 괜찮은 것 같아서. 절여서 나온 물은 다 따라버리고 오이만 후라이팬에 올리고 다진마늘 1 작은술과 식용유 1 큰술 넣고 살살 볶아요.

어느 정도 볶아지면 물이 바닥을 덮을 정도로 넣고 뚜껑을 덮어 익혀요.

중간에 두 세번 조심스레 뒤적여 주고. 투명하게 잘 익으면 간을 소금으로 맞추고, 참기름 한 두 방울 넣고 볶은 깨를 올리고 먹으면 됩니다.

그냥 생으로 먹는 오이도 맛이 있지만 이렇게 익혀서 먹는 오이요리도 맛이 좋아요. 이런 요리를 오이숙나물이라고 했던 것 같아요.

어릴 때 할머니 이빨이 성하지 못하신지라 딱딱한 것을 잘 먹지 못해서 이렇게 요리해 드셨는데, 나도 이빨을 갈고 있어서 (이빨빠진 개구리 적) 딱딱한 오이를 잘 먹지 못했어요. 그래서 할머니 옆에서 이렇게 익혀논 오이요리를 먹으면서 헤헤 거리던 생각이 나네요. 나중에 할머니 제사상에 이 오이숙나물이 오른 것을 보고 괜히 코가 시큰했었어요..

한 해에 두 번 꽃을 피우는 자목련

우리집 자목련 (품종: Jane) 은 한해에 꽃을 두 번 피운다. 3월 말경에 잎들이 나오기 전에 풍성하게 한 번 피고.

여름되어서 몇 송이를 외롭게 또 피우기 시작했다. 작년에 보았을 땐 철을 모르고 피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올해 자세히 보니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이른 봄에 피우는 꽃들 보다 초여름에 피는 꽃들이 더 화사하다. 사철 (evergreen) Magnolia (한국에선 함박꽃이라고 하죠)가 하얀 꽃들을 풍성하게 피우는 때랑 비슷하게 맞추어서 피우는 것 같다. 봄에 피우는 꽃들은 홑겹인데 여름에 피는 자목련 꽃잎은 두 겹이다. 그래서 더 화사해 보이는 것 같고.

가끔, 식물들이 어떻게 꽃 필 때를 아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온도를 느끼는 걸까 아니면 일장주기를 느끼는 걸까?
복잡한 생각은 말고 우린 이렇게 보는 것으로 즐기지요 ^ ^

July 27, 2009

도라지 (Balloon Flower)

도라지는 영어로 Balloon flower라 불리고 학명은 Platycodon grandiflorus.

도라지만큼 옛한국인의 애환과 정서가 가득들어 있는 식물도 드물것 같다. 문학가 이외수씨가 부인에게 프로포즈할 때 도라지꽃을 선물해서 감동시켰다고 그러는데, 지금 젊은 아가씨들도 이런 도라지꽃 선물 작전에 넘어갈 지는 잘 모르겠다 ㅎㅎㅎ.

난 3년전에 씨를 심어서 도라지를 기르기 시작했다.

내가 가져온 오리지날 펙키지에는 분홍색, 보라색, 하얀색 도라지꽃 씨들이 같이 섞여 있다고 되어있는데, 싹이 터서 자란 것들은 몽땅 다 보라색꽃 도라지들 뿐이다. 그 이유는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

도라지꽃들은 화병을 장식하기 좋다. 화병에 꽃아 놓으면 함초롬한 것이 보기도 꽤 좋다. 미국에선 도라지꽃들이 엄청나게 품종개량되어서 화초로 팔리고 있다. 겹꽃도 있고 봉우리상태로 피지 않는 종류도 보았다. 한국에선 야채로 기르는데 이곳에선 화초로만 알려져 있으니...

친정엄마에 의하면 도라지는 적어도 2년에 한 번씩 옮겨 주어야지 뿌리가 삭지 않는단다. 한 장소에서만 2년 이상 기르면 뿌리에 있는 양분을 다 써버린다. 매년 아니면 최소한 2년에 한 번씩 장소를 옮겨서 심어주면 20년도 넘게 뿌리를 그대로 유지시킬 수가 있단다. 이렇게 오래된 도라지는 산삼만큼 성능이 좋다는데…. 작년에 옮겨 주지 못했는데 너무 늦지나 않았는지 모르겠다. 올 가을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옮겨주어야 할 것 같다. 너무 늦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게으른 자세론 아무래도 20년생 도라지 만들기 힘들겠죠. ㅎㅎㅎ.

익어가는 포도를 보며

한국에서 먹던 포도랑 같은 종류인 Concord 포도 줄기를 3년 전 봄에 Home Depot에서 딱 5불을 주고 샀다. 너무 가녀려서 잘 자라 줄 것 같은 느낌은 안들었지만 그렇다고 잘 기를 자신이 없는데 많은 돈을 주고 사다 심고 싶지도 않아서 나름대로는 혹시나에 맘을 맡겼던 것 같다. 신기하게도 포도 넝쿨이 그런 내 걱정을 날려버리고 너무나 잘 자라 주었다. 올 봄에 덩굴들이 타고 올라갈 Arbor를 만들어 준다는 것을 실천못하고 또 포도넝쿨 가지를 쳐주는 것도 실패를 하는 바람에 마구 엉클어져서 칡덩굴처럼 나뒹굴며 자라고 있는 것을 보면 마음이 착잡하다. 또 한편으론 잔뜩 열려서 잘 익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 기쁜 마음도 감출수가 없고….

노출이 되어 있으면서 익어가는 포도알들은 새들의 공격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먹은 흔저들이 여기 저기에 있다.

하지만 잎들 사이에 꼭꼭 숨어서 익어가고 있는 포도알들은 그런데로 무사해보인다.

이런 나의 착잡한 마음도 모르고 남편은 올해는 꼭 포도주를 담을 것이라고 아주 야무지게 다짐하고 있다. 벌써 이렇게 잘 익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남편의 꿈이 실현될 날이 오늘 내일 인 것 같기도 하다. 누구 누구는 진짜 좋겠네… 그치요?

July 24, 2009

무화과 (Fig)는 딱 엄마랑 내 취향!

무화과는 USDA zone 7이상에서만 자랄 수 있단다. 여기는 zone 6b-7로 아주 겨우~ 겨우~ 무화과를 기를 수 있는 곳이다. 얼마나 다행인지... 무화과는 땅속으로 뻗은 가지로 번식하는데, 7 년 전에 지인으로 부터 무화과 두 그루를 얻어다 양지바른 곳에 심었더니 이듬해 부터 열매를 달았다. 처음 먹는 무화과 맛이 어찌나 좋던지 그만 홀딱 반하고 말았다. 지금 집으로 이사올 때 번져나간 작은 무화과 두 가지를 파서 가져왔다. 원래 늦서리에 피해가 올 수 있어서 바람도 막을겸 남쪽을 보는 따뜻하고 해 잘 드는 곳에 떡하니 두 그루를 심어놓았다.

그런 것이 4년이 지난 지금, 침 조금만 바르고 말하면 한 그루가 조그만 집채만큼 컸다. 높이와 반경이 거의 7 feet .

무화과도 많이 열렸다. 가지마다 주렁주렁…

몇 일전에 남편이 고대하고 기다리던 익은 무화과 3 개를 따왔다.

우리세식구 사이좋게 한사람씩 나누어 먹었죠… 너무 맛있어요. 내가 진짜 진짜 좋아하는 과일들 중의 하나가 무화과. 사실은 좋아하는 과일이 너무 많아 열손가락도 부족해 열발가락까지 사용해서 세봐야하지만… 난 원래 셈이 느려서 손과 발가락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남들 머릴클 때 난 뭘했는지…참…. 친정엄마도 무화과를 너무 좋아해서 우리집 무화과 익어간다고 할 때마다 이쁜 둘 째 며느리 옆구리 찔러서 얻어드시곤 외려 내게 자랑하신다. 엄마, 올해도 늦지 마시고 무화과 많이 얻어드세요. 여기 오시면 내 것 다 줄 수 있는데… 한 번 더 놀러 안오실래요? 휴가길게 내서 사랑하는 엄마랑 같이 놀아 줄 수도 있는데....

얻어 온 분에게 품종을 물어보았지만 잘 모르시겠다고 그런다. 그냥 몇 십년 전에 Michigan Bulb에서 주문해서 심으신 것 말고는. 지금은 이 회사에서 무화과 나무를 더이상 팔고 있지 않다. 아무래도 내 생각엔 열매 모양과 잎 모양으로 보아서 Turkey Brown같은데 확인해볼 방법은 없고.. 사는 곳이 USDA zone 7 이상이면 무화과 어떠세요?

색다른 수제비를 원하신다면

아는 분이 수제비 이야기를 한 뒤론 다른 그 어떤 음식도 눈에 안들어오고 수제비가 꼭 먹고 싶은 거 있죠…거기다 요즘 냉장고에서 잠자고 있는 풋호박이 몇 개 있어서 풋호박도 이용할 겸, 꼼지락 꼼지락 수제비를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남편이 쑥가루 넣고 반죽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해서 졸지에 쑥수제비…되었어요.
1. 반죽하기

밀가루 3컵, 쑥가루 2 큰술 (테이블스픈), 달걀 2개, 소금 1 작은술(티스푼) 넣고 반죽을 한다. 반죽은 잠깐 냉장고에 집어 넣고…

2. 국물 준비하기

감자 중간 크기 3개 , 풋호박 큰 것 한 개, 양파 1개 썰어넣고, 물 9컵 붓고,

반지락 얼은채로 한 주먹 넣고,

다시마를 가위로 잘게 썰어 넣고 팔팔 끓인다. 시어머님이 2년 전에 잔뜩 보내주신 것이 있어서 그냥 생각없이 여기저기에 다시마를 넣는 경향이 있어요. 없으면 다시마는 빼도 되요...ㅎㅎ. 여기에 멸치액젓 (하선정) 2 큰술 , 맛술 (미린) 1큰술 넣고 또 한 번 끓인다. 여기에 수제비 반죽 늘려서 뚝 뚝 찢어 넣고 잘 끓인다. 마지막으로 소금으로 간하고 후추 조금 넣어서 먹으면 되요…

하지만 요즘 더위때문에 식욕이 반밖에 없는 관계로 좀 칼칼하게 먹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얼큰한 다데기 만들어서 같이 먹었어요.

다데기는 고춧가루 1큰술, 멸치액젓 1큰술, 물 1큰술, 국간장 1큰술, 마늘 1 작은술, 풋고추 2개 잘게 다진 것, 파 다진 것 조금 넣은 것.

제가 이번에 끓인 수제비는 거의 8인분 용... 밥하기 싫어서 내일도 먹을려고... ㅎㅎ. 땀 뻘뻘 흘리면서 얼큰하게 먹었더니 시원하네요. 매운것 먹으면서 시원하다고 느끼는 것은 미국식 사고 방식으론 절대 이해가 안되는oxymoron같은 한국인만의 맛의 정서! ㅎㅎ.

July 23, 2009

참비름 나물과 Amaranth

참비름과 amaranth 는 비슷한 종류이다. 참비름이 그냥 잡초라면 amaranth는 야채로 오랫동안 품종개량되어서 종류도 아주 많다. 난 새오운 야채를 시도할 때 얼마나 품종들이 많나를 살펴보는 경향이 있다. 품종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오랫동안 관심을 갖고 길러왔다는 증거이기도 하니까. 여하튼 참비름이나 amaranth 둘 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아주 풍부한 야채란다. 중국 그로서리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다. 남미 사람들도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3년 전인가? 호기심에 무작정 사다가 데쳐서 시금치 처럼 무쳐 먹었는데 썩 괜찮았다. 사서 심기 전에 먼저 먹어보자는 것이 나의 새로운 모토… Malabar spinach랑 Bitter melon… 호기심에 사다 심었다가 먹지 못하고 일본친구랑 중국친구들에게 몽땅 다 퍼다 주기 바빴었다. 오기로 그리고 혹시나 해서 이년 연속 심어보았지만, 으으, 생각만 해도 괴롭다. 하지만 절대로 내 말 때문에 미리 포기하시지 말기를. 중국인들이 너무나 좋아하는것을 보면 분명히 내가 모르는 것이 있을 것 같아서… 아직 씨가 좀 남은 것이 있으니 몇 년 있다가 다시 한 번 도전해 볼 것이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것은 가운데 잎맥 주위로 약간 붉은 빛이 도는 amaranth로 상당히 크게 자란다. 작년에 씨를 심고 올해는 그냥 지나가기로 했는데 (올해 심은 야채들이 너무 많아서 ㅎㅎ), 한 그루가 토마토들 사이에서 자라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너무 반가워서 맘먹고 애지중지 기르기로 했다.

아래는 한국의 참비름 나물. 잎이 훨씬 작고 땅에 아주 편하게 짝 누워서 잡초처럼 기면서 아주 넒게 자란다.

몇 년전인가 호기심에 참비름 나물씨를 얻어서 심은 적이 있다. 어찌나 번식을 잘 하더니 겁이 나서 작년에는 심지 않았지만 그 때 떨어진 씨가 아직도 자라 나온다.

여름이 되니 꽃이 피었다. 진짜 잡초처럼 번식을 하니 이런 애를 심을 땐 주의가 요구된다.

내 입맛에는 잎들이랑 어린 줄기를 따서 살짝 데친 뒤 된장넣고 무쳐 먹으면 맛있는 것 같다. 혹시 참비름 나물이 그리우시면 Amaranth로 대신해도 무방할 듯.. 거의 모든 미국 종자회사들이 이 야채 씨를 팔고 있는데, 잎이 빨간 종류랑 노란 색 종류등 여러 종류가 있어서 어떤 사람들은 화초랑 같이 심기도 한다. 야채를 화초처럼 기르자는 내 아이디어랑 완전히 일치해서 나도 생각중이다ㅎㅎ.. 한국인의 식단의 다양함을 위해 권장할 만한 여름 야채!

주의사항: Amaranth는 잎을 먹을려고 기르는 leafy type (동양사람들이 좋아함) 이랑 씨를 얻을려고 기르는 종류가 따로 있어요.

마 (cinnamon vine)

3년 전에 마 (cinnamon vine) 한 그루를 Raintree에서 사서 심었는데 매해 5월이면 싹이 나와서 담장을 이렇게 타고 올라간다.


7월 중순이 되니 이만큼 컸다.

하트모양의 잎들이 정말 예쁘다.

캐탈로그에 따르면 뿌리를 캐서 아랫쪽 반을 잘라먹고 윗쪽 반을 다시 심으면 된다고 그러는데, 그러다가 괜히 죽일 것 같아서 그냥 놔두고 있다. 아직 꽃이 핀 것을 보지못했는데, 올해는 꽃이 피었으면 좋겠다. 꽃 향기가 cinnamon 같다고 그러는데… 어릴 때 기억으로 보면 한국 참마는 씨로 번식을 하기 보다는 줄기에 어린 무성생식이 가능한 혹같은 것들이 생겨서, 이 혹들을 심으면 되었었다. 이것들도 그럴 건지 두고 볼 일이다.